품질경영기사 현실 | 자격 취득해도 실무 적용이 어려운 이유, 극복 방법

많은 취업 준비생들과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품질경영기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기 위한 노력이며, 동시에 업무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기도 입니다. 통계의 벽을 넘어, 오랜 시간 학습을 통해 결국 그들은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러나 자격증을 취득한 후의 이야기는 다소 다릅니다. 품질경영기사 현실은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자격증 소유자분들께서는 실무에서 자격증을 충분히 활용하고 계신가요? 아마도 대부분의 분들이 “아니요”라고 답하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제조업에 오랜 시간 근무하며 직접 경험한 바로 말씀드리자면,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는 이를 잊지 않고 활용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알아두셔야 할 것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격증은 점점 당신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특성상, 2~3년 후에는 관련 이론을 다시 보지 않는 한  머리 속에서 휘발되어 버립니다. 10년이 지나면 자격증은 장롱 속 어딘가에 묻혀있게 되고, 당신은 더 이상 자신이 이 자격의 소유자임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때문에 가치있는 자격증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아차하는 당신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해 보세요!

품질경영기사 현실

품질경영기사 현실 (feat. 시험에 이런 것은 없었다)

저는 자기계발 목적으로 자격을 취득한 직장인 케이스였습니다. 자격을 취득했으니 어깨에 뽕이 한가득 들어가 있었죠, 그런데 막상 실무에 적용하자니 가르쳐 주는 사람도 원하는 사람도 없었고 고민의 반복 속에서 기사시험 준비 때와 실무 간에 차이 한가지를 알아내었습니다. 

예를 들어 쉽게 접근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일반적인 품질경영기사 실기 시험 검정과추론 문제 입니다.

[문제] 어느 공장에서 생산되는 베어링 내경의 모표준편차는 0.2mm로 알려져 있다. 아래는 지난주 신규 입고된 선반가공장비를 적용하여 생산한 베어링 중 샘플링한 10개의 내경 데이터이다. 신규 장비를 적용한 생산 Lot의 베어링 내경은 기존과 달라졌다고 할 수 있는가? (신뢰율 95% 적용하여 검정하라)

4.97   4.99   4.94    4.50   4.99   4.98   4.98   4.97   4.96   4.99

이러한 문제 유형은 제조업이라면 한번쯤은 비슷하게  경험할 수 있을텐데요, 이 문제를 시험 때와 실무 때의 환경에서 한번 바라보겠습니다.

  • 기사시험 환경

시험문제에서는 상황과 데이터가 이미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을 치르는 입장에서는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표준편차까지 활용하여 검정 공식에 대입하고 계산하는 일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귀무가설의 채택 또는 기각을 결정하면 끝이 나게 됩니다. 이렇게 시험에서는 이미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 실무 환경

실무에서는 시험문제처럼 모든 상황과 데이터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량 생산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품질특성의 모표준편차를 관리하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모표준편차를 알지 못하는 미지 상태로 검정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또 다른  문제는 제시된 10개의 측정값은 실무에서 직접 측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적절한 샘플링 방법을 선정하고, 계측기와 측정자의 산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경우에는 관리도를 통해 공정이 안정 상태인를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준비 과정을 무시하고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로 분석하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는데, 이럴 때 대부분은 통계를 탓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시험에서 주어진 상황을 바탕으로 문제 풀이 경험만 있었던 사람들이 실무에 처음 접할  때 흔히 겪는 고충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은 실무 경력이 있는 경력자들조차도 어려움을 겪게 만듭니다.

 

현 중소기업의 실태

제조업의 일반적인 “공급 체인”을 살펴보겠습니다. 공급 체인은 원자재의 조달부터 최종 완성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에서는 엔진, 휠, 핸들, 센서 등과 같은 다양한 부품들을 각각의 협력사로부터 공급받아 완성차를 제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공급 체인의 가장 큰 매력은 전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협력사는 자신들의 전문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면서 이윤과 가치를 창출합니다.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전문 업체에게 맡기는 것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 방식은 오래전 부터 제조산업의 주요 전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나의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이 체인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엔진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생산 지연이 발생하면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품 업체들은 ‘재고 손실을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필요한 부품을 바로 공급 받는 ‘JIT(Just In Time : 적시생산방식)’을 추구합니다.

공급 체인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후방카메라→렌즈 Ass’y→사출→원자재) 시간에 쫒기는 것이 현 중소기업의 상황입니다. 대기업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JIT와 같은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겠지만 협력사는 하위로 내려갈 수록 이를 대응하는데 어려움은 커져만 갑니다. 각 기업마다 시스템이 안정되고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생산계획된 물량에서 부적합이 발생하면 재생산을 해야 하고, 원 계획은 또 다시 지연되게 됩니다.  납기 일정은 다가오는데 납품할 제품은 없으니 영업팀과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또 어렵게 납품을 하더라도 고객의 수입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빠른 대응으로 선별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러다보니 실무자 입장에서 이런 악순환이 현실이라고 체념하게 만듭니다.

규모가 크고 역량이 충분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기업은 겪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상외로 많은 중소기업들은 예방업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리더의 피로감

리더들의 무관심

리더는 팀의 방향을 제시하며 구성원들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악순환의 중소기업 환경에서때로는 역량을 적시에 갖추지 못한 채 리더의 자리를 맡는 경우도 있고, 아예 계획적인 업무를 위해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고민하지 않는 리더들도 존재합니다.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은 명확하고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고 관심이 없는 리더들이 많다는 것은 데이터 분석(품질경영기사 활용)을 지향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데이터분석 문화 부재

제조업에서는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 업무가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제조업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조업의 특성, 인재 부족 문제, 그리고 기업 문화의 변화에 대한 고정관념  등으로 인해, 제조업은 다른 사업 분야보다 데이터 분석의 활용이 더욱 느린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악순환 환경 속에서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결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근거가 부족한 경험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이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반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몇몇의 역량 있는 분석가만 요구되는 것이 아닙니다.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강력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통해 전사적인 교육과 실행을 진행함으로써 데이터 분석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습니다.

 

고객 중심 → 데이터 중심

우리는 오래전부터 ‘고객 중심’을 경영 방침으로 삼아 일해 왔습니다.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철학적이고 막연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객 중심을 위해 객관적인 업무를 정의하고 실행해야 하지만, 이는 마치 오래전부터 내려온 전설처럼 느낌이 없어진지 오래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현 시대는 IT 발전으로 어디서든 쉽게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과 같은 명언이 나올 정도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데이터의 필요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업무 부분이든 데이터가 중심이되어 업무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이 부분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합니다.

 

리스크가 적은 소소한 것부터 해보자

데이터 분석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선 먼저 큰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처음부터 내가 이 분석을 통해 현장의 부적합품률(불량률)을 대폭 낮춰야지!”라는 생각이나 그렇게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진행하는 데이터 분석은 품질경영기사 시험에서 나오는 문제처럼 딱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검추정, 관리도, 분산 분석 등과 같은 수학적 계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더 멋지고 눈부신 방법론을 사용할까의 고민보다는 얼마나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특히 검증된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샘플링 검사, 관리도, 측정시스템분석(MSA) 같은 핵심적인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 있으니 꼭 확인하고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검추정 분석을 추천합니다. 제조업은 특히 전과 후의 차이를 비교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경함한 몇가지 예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 A 사출품 2월 납품 Lot와 6월 납품 Lot의 높이 치수의 차이
  • 새로 도입한 설비와 기존 설비에서 생산한 B 베어링의 내경 차이
  •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C 원재료와 기존 원재료의 내구성 차이 (광고는 거짓인가?)
  • 인터넷 광고의 배치 변경에 따른 소비자 클릭률 차이  

통계 이론을 모르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사례를 검증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방법론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방법이 과학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음을 쉽게 설명하고, 레포트를 통해 상대방이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레포트에 과도하게 수학적 기호를 사용하기보다는 필요한 통계량에 대한 설명을 각주로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레포트를 작성하고,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첫단추를 잘 꿰야 하는 이유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품질경영기사 자격을 취득했다면, 그 자격이 요구되는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외로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요구되지 않는 회사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만큼 자격이 요구되는 수요가 적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연봉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입일수록 연봉에 집착하기보다는 취업하려는 회사의 비전을 보고 그 회사가 제조하는 제품의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데이터 분석이 충분히 문화화된 회사는 잡 디스크립션에 그와 관련된 요건을 반드시 제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품질경영기사 소지자, 미니탭 사용 가능자, 파이썬 사용 가능자, 데이터 분석 경험자자 등입니다.

직장 생활의 첫 단추는 매우 중요합니다. 배울 수 있는 환경이 풍부한 회사를 찾아야 하며, 처음부터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인재를 요구하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스펙 관리도 필요합니다. 원하는 사업 분야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요구하는 스킬에 대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은 사실보다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자격증 소유자가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고, 모든 기업이 제가 제시한 환경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민은 품질경영기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입니다. 다만, 자격 취득의 기쁨은 잠시에 불과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어렵게 취득한 자격증이 쓸모 없는 종이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품질경영기사 시험 독학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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